안녕하세요? 팬케잌 굽는남자입니다.
재작년쯤인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캐나다를 두 달가량 머문 적이 있습니다. 여행이라고 하기보단 나 자신을 위한 도피(?)라고 하는 편이 좋겠군요. 그렇다고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간 건 아니니까 오해는 마시길...^^ 아무래도 도피를 위한 여정이니만큼 짧게 다녀온 게 아니라 두 달이라는 긴 시간을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. 제가 지극히도 아끼는 형 덕분에 이 기간 동안 공짜로 먹고 자고 싸는 문제들과 여행과 쇼핑 등 모든 걸 할 수 있었습니다.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쌩큐 베리 감사함을 고합니다. 아마 제가 탄 비행기가 이륙하던 날 두 다리 쭈욱 뻗고 잤을 듯...ㅎㅎㅎ 두 달간 민폐를 끼쳤으니 말이죠.
제목에는 벤쿠버 여행기라고 썼지만 사실 시간 날 때마다 잠깐잠깐 둘러봤을 뿐 실제로 머문 곳은 코퀴틀럼이라 불리는 곳이었습니다. 첨에 표지판을 보고 한참이나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망설여지던 도시 이름 Coquitlam...
이게 영어인지 아닌지 구분조차 가지 않을 정도였지만 역시나 사람은 익숙해지면 다 되는법. 나중엔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더군요. 하지만 몇 년이 지나 여행기 포스팅을 쓰는 지금은 다시 발음이 쉽지 않군요.ㅎㅎㅎ 혹 저처럼 잘 모르시거나 생소한 분들을 위해 캐나다 어느 곳에 있는지 살펴보면...
검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여러분이 도착하게 되시는 공항이고 바로 위 노란 부분이 밴쿠버입니다. 제가 머물렀던 지역이 오른쪽 빨간 부분 바로 코퀴틀럼이죠. 공항에서 넉넉히 한 시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죠. 캐나다의 대중교통 수단인 스카이 트레인(지상으로 달리는 지상철)으로도 비슷하게 걸리는 듯하더군요.
동그라미 지역이 제가 머물던 지역으로 스카이트레인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였는데요. 참 자주 걸어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. 시내로 나갈 때나 근처 궁금한 지역을 가보고 싶었을 때 많이도 들낙거렸죠. 근처 사진을 찾아보니 별로 올릴 게 없네요.
두달간 머물었던 형의 빌라(?). 여기선 앞에 보이는 건물들을 "아파트"가 아니라 "빌라"로 부릅니다. 한국과는 개념이 좀 다르더군요. 전체가 32층가량인데 18층 형집 테라스에 나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. 대자연의 나라라고 부르는 게 무리는 아닌 듯하더군요. 매일 이런 풍경을 집에서 볼 수 있다니... 부럽슴돠. 매일매일 날씨가 맑지만 유난히 더 맑은 날은 미국 지역의 눈 싸인 산도 볼 수 있습니다.(거짓말 아닙니다. 정말 가시거리가 어마어마하더군요.)
어느 날 가랑비가 내리던 해 질 무렵 커피 한잔 들고 테라스에 나갔더니... 말로만 듣던 바로 그 쌍무지개... 가 눈앞에 떡하니 떠있더군요. 냅다 카메라를 가져와 열심히 셧터를 눌렀더니 몇 장 건질 게 있더군요. 자세히 보시면 건물 왼쪽 편에 조금 희미하게 또 하나의 무지개가 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. 실제로 보면 더 멋진데 기술 부족인지 사진엔 잘 담기지 않아서 아쉽네요.
집 근처 차로 10~20분만 가면 이런 어마 무시한 공원들이 곳곳에 나타납니다. 정말 가족들이 살아가기엔 천국이나 마찬가지죠. 우리도 삼겹살을 구워서 각종 쌈을 준비해 피크닉을 갔습니다. 한국사람 아니랄까 봐 역시나 삼겹살에 상추쌈...ㅎㅎㅎ 주변 외쿡 사람들이 특히 해서 종종 쳐다보더군요. 풍경이 좋으니 평소에도 좋던 밥맛이 100배는 상승하는 듯...
머리털 나고 처음 해본 코스튬. 할로윈 데이에 초대해 준 친구를 위해 아마존에서 구입한 제다이 복장... 결국엔 그냥 술만 열심히 마셨다는 후문...
요즘 질병으로 인해 해외는 물론 국내도 돌아다니기 힘든 시기죠. 본 포스팅은 2년가량 전이라 지금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죠. 하루빨리 아무 걱정 없이 많은 곳을 다닐 수 있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습니다. 내년엔 열심히 돈 모아서 형에게 빚졌던 신세 갚으로 또 한 번 캐나다 코퀴틀럼으로 달려가야겠군요. 그럼 이만...